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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분황사 모전석탑(Stone Brick Pagoda of Bunhwangsa Temple, Gyeongju) 역사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 분황사 터에 세워진 신라 시대의 모전석탑(模塼石塔)으로 1962년 12월 20일 대한민국의 국보 제3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모전석탑의 전탑의 형식을 모방하여 만든 탑으로 벽돌을 쌓아 만드는 석탑과는 달리 모전석탑은 화강암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 올렸습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634년(선덕여왕 3)에 분황사 창건과 함께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동경잡기(東京雜記)》 등의 기록에 따르면 건립 초기에는 9층으로 제작되었으나, 현재는 3층만이 남아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반쯤 파괴되었는데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수리할 때 복원 된 것으로 2층과 3층 사이에 들어 있던 사리함을 꺼냈는데 함 안에는 각종 옥류, 가위, 은바늘 및 숭녕통보(崇寧通寶), 상평오수 등 고려시대의 중국주화가 발견되었습니다.
분황사(芬皇寺)는 불교가 융성했던 신라의 대표 사찰 중 하나였으며 《삼국사기》와《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의 승려 자장대사(慈藏大師)와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이곳에 머무르며 후학을 양성하였다고 하며 신라를 대표하는 화가 솔거의 《관음보살도(觀音菩薩圖)》가 봉안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을 제외한 다른 건축물이 남아있지 않지만 경주 분황사지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2월 26일 사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분황사는 '문화의 향기 사찰'로도 알려져 있으며 학문과 수행의 중심지였으며 각지의 학자와 승려들이 모여든 공간이었습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Stone Brick Pagoda of Bunhwangsa Temple, Gyeongju) 구성과 양식
탑은 넓직한 1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착실히 쌓아 올린 모습입니다. 기단은 벽돌이 아닌 자연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네 모퉁이마다 화강암으로 조각된 사자상이 한 마리씩 앉아있습니다.
회흑색 안산암을 작게 벽돌모양으로 잘라 쌓아 올린 탑신은 거대한 1층 몸돌에 비해 2층부터는 현저하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층 몸돌에는 네 면마다 문을 만들고, 그 양쪽에 불교의 법을 수호하는 인왕상(仁王像)을 힘찬 모습으로 조각해 놓았습니다. 인왕상은 모두 8 구로서 조각의 형태는 인간화가 꽤 많이 진전되었으나 얼굴이나 신체 등에서 형태가 불균형한 면을 보이는 등 추상화된 면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인왕의 역강한 힘을 느끼게 하는 조각으로서 7세기 조각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탑신 4면에는 입구가 뚫려져 있는 감실(龕室)을 개설하였는데 지금 감실 안에는 머리가 없는 불상을 안치하고 있으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붕돌은 아래윗면 모두 계단 모양의 층을 이루고 있는데, 3층 지붕돌만은 윗면이 네 모서리에서 위쪽으로 둥글게 솟은 모양이며, 그 위로 화강암으로 만든 활짝 핀 연꽃장식이 놓여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익산 미륵사지 석탑( Stone Pagoda at Mireuksa Temple Site, 국보 제11호)을 예로 들 수 있는데 미륵사지석탑에서 초층탑신 4면에 통로를 개설하고 그 중심에 찰추(擦柱: 탑의 중심 기둥)을 세운 점과 서로 통하며, 이러한 형식은 목탑에서 초층탑신 내부가 공간이 되고 4면에 내부로 통하는 문을 개설하는 형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층과 3층 탑신은 초층에 비하여 높이가 현저하게 줄어서 장중한 감을 줍니다. 옥개석(屋蓋石)은 벽돌 1장의 두께로 처마를 삼고 아래위에 탑신을 향하여 감축되는 받침과 낙수면(落水面) 층단이 있습니다. 받침은 초층부터 6단, 6단, 5단이며, 낙수면 층단은 초층과 2층이 10단이고, 3층상면은 층단으로 방추형을 만들었으며, 그 정상에는 화강석으로 된 앙화(仰花)만이 남아 있습니다.
각 층은 불교 가르침의 장면, 천상의 존재,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을 묘사한 세심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탑의 구조적 완전성은 신라 장인의 공학적 기량을 입증합니다. 이 탑의 예술적 표현과 건축학적 정확성의 융합은 한국 역사의 황금기였던 신라 왕조의 문화적 정교함을 반영합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현존하는 신라의 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초기 신라 석탑의 발달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